Herman Melville First U.S. Edition of the Classic ''Moby Dick''

허먼 멜빌의 『모비딕』은 미국의 고래잡이에 관한 소설이다. 낸터컷1와 뉴베드퍼드2에서 벌어지는 고래잡이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소설은, 피쿼드 호에 승선하여 '모비딕'이라 불리는 거대한 흰 고래에 부딪혀 배가 침몰하는 바람에 그를 포획하고자 하는 집념에 사로잡힌 선장과, 동료 선원들, 그리고 이스마엘이라는 한 젊은이의 체험담이다.

『모비딕』의 「제 2장. 여행가방」에서 이슈메일은 그가 고래잡이를 갈망하며 낸터컷에서 출발하는 배를 고집했던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나는 낸터컷에서 떠나는 배가 아니면 타지 않기로 결심한 터였다. 그 유서 깊고 이름 높은 낸터컷 섬과 관련된 것들은 모두 다 거칠고 사나운 느낌을 주었는데, 놀랍게도 그것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뉴베드퍼드가 서서히 포경업을 독점하기 시작했고, 이 점에서 낸터컷은 가엾게도 뉴베드퍼드보다 훨씬 뒤떨어져 있지만, 오랜 역사를 지닌 낸터컷은 포경업의 발상지이고, 미국에서 최초로 고래의 시체가 해안에 떠밀려 온 곳이다.”

익히 알려졌듯이 고래잡이의 역사는, 고래와 인간의 역사만큼이나 아주 길다. 일찍이 있어왔던 고래잡이 방식들만 해도 사냥의 기술에 관한 여러 유형의 표본이 되기도 하니 말이다.

A woodcut showing a sperm whale being hunted by whalers, c 1870

3000 BCE, 고래잡이는 이누이트 사람들과 북극 그리고 북극해의 다른 이들에 의해 종사되었다. 1000 BCE, 비스케(Biscay) 만에서 자란 북대서양참고래(northern right whale)를 바스크(Basque)가 잡았다. 17세기 중 1630년대와 40년대에 이르는 전성기 동안, 그 정착지에는 150명의 사람들이 주변의 북극해에서 고래를 사냥하는 고래잡이들을 고용했다. 북극만 고래잡이는 17세기 나머지 기간 동안 지속된 작은 빙하기의 시작 때문에 1650년대 중반에 끝났다. 그리고 1850년대의 천천히 움직이는 선박은 향유고래들(Physter catodon) 그리고 참고래들(family Balenidae, four species)의 채석장이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고래는 지구 해양의 어디에선가 불법적으로 포획되고 있을 테지만, 고래잡이가 가장 극심했던 때는 경뇌유를 향한 수요가 극심했던 때다.

1750년대에 경뇌유(spermaceti)로 만든 양초가 그을음이 없고 냄새가 나지 않는 최상품이라는 것이 확인되면서 미국은 수지맞는 원양 고래잡이에 적극 진출하기 시작했는데, 뉴베드퍼드는 이내 동부해안 포경선단의 기항지로 떠올랐다. 이미 1820년대에 이르러 낸터키트를 제친 뉴베드퍼드는 1840년대 철도 부설로 보스턴과 뉴욕을 비롯한 대도시에 접근하기가 한층 용이해지면서 더욱 번성을 구가하게 된다. 전성기에 전세계로 내보낸 700여 척의 미국 고랫배 중 80% 이상이 뉴베드퍼드 소속이었다. ‘모비딕’이 증언하는 대로 당시의 부두에는 고랫배가 즐비하게 정박해 있었고, 선창가에는 기름통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고, 출어에 나선 배를 위한 목수와 통장이들이 준비 작업하는 소리가 드높았다. 당시 뉴베드퍼드의 모토는 '우리가 세상을 밝힌다(Lucem Diffundo)'였다고 한다. 교역과 상업이 활기를 띠던 뉴베드퍼드는 또한 해안 제일의 국제도시였다.✝✝

“고래잡이들이 운 좋게 고래 한 마리를 잡으면, 갑판은 거대한 시체를 토막 내 처리하는 미끌미끌한 도살장이 된다. 굴뚝이 달린 가마처럼 생긴 정유로에 불을 때면 배가 정유공장이 되고 냄새가 나는 고래 지방덩어리가 기름으로 바뀐다. 이 누런 액체를 나무통에 넣어, 대도시 거리를 밝히는데 쓰고 발전하는 산업화 시대의 기계 윤활유로 쓴다. 주로 퀘이커교도인 낸터킷 포경 상인들은 이 기름을 팔아 미국과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되었다.”✝✝✝

“고래기름은 양초를 밝히고 밤을 측정하는 시계 장치를 윤활 처리함으로써 어둠을 불태워 없애 버렸다.”✝✝✝✝



1낸터컷: 매사추세츠 주 앞바다에 있는 섬. 1695년 퀘이커(프로테스탄트의 한 종파) 교도들이 마을을 건설했으며, 18세기 초부터 남북전쟁 전까지 포경업의 중심지로 번영했으나 이후 쇠퇴했다.

2뉴베드퍼드: 미국 매사추세츠 주 남부의 항구도시. 포경업의 중심지.

참조: © Encyclopaedia Britannica, Inc.

✝✝「[미국 문화 원류 탐험기 ⑫] 「‘모비딕’ 사냥의 출항지 뉴베드퍼드·낸터키트」, 신문수 서울대 교수·미국문학. 원문링크: https://shindonga.donga.com/3/all/13/106079/1

✝✝✝너새니얼 필브릭, 「피쿼드호」, 『사악한 책, 모비딕』, 32쪽

✝✝✝✝존 더럼 피터스, 「4장 창공의 빛: 하늘 미디어 Ⅰ (크로노스)」, 『자연과 미디어』, 280쪽